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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번 역 : SkyHero

 

더 라이트하우스
(The Lighthouse, 2019)

 

공포에 젖은 창백한 죽음이

 

바다의 동굴을 잠자리로 만들면

 

출렁이는 파도 소릴 듣는 신이

 

애원하는 영혼을
구하러 강림하리라

 

4주를 위하여!

 

아뇨, 됐습니다

 

축배 잔을 안 마시면
불운해져

 

다른 뜻은 없어요

 

술을 안 마시려면
이유가 있어야지

 

그게 아니라...

 

규정에 어긋나잖아요

 

그래?

 

예, 지침서에 나와 있어요

 

공부하는 줄 몰랐군

 

문제 일으키고 싶지 않아요

 

그럼 내 말대로 해

 

그것도 지침서에 나와 있어

 

4주를 위하여

 

물탱크를 손봐야 돼

 

네 일 중의 하나야

 

안 읽어 봤어?

 

놋쇠 용품과
태엽 장치를 닦고

 

숙소를 깨끗하게 정리해

 

밖에도 수리할 게 많아

 

알겠나?

 

 

네, 등대장님!

 

네, 등대장님!

 

안개가 걷히면

 

당직 근무를 해

 

근무요? 등대 전등을
보러 갈 줄 알았는데요

 

전등은 내가 관리해

 

규정엔 교대 근무로
되어 있던데요

 

야간 당직은 힘들어

 

내 근무는
밤부터 아침이야

 

신참이라
가르칠 게 많구만

 

네 할 일이나 해
전등은 내가 관리해

 

"등대원 지침서
1881년 7월"

 

빌어먹을!

 

당신을 위하여
나의 여인이여!

 

지붕 판자 때문이야

 

근무 끝난 후에 손봐

 

전등에 기름칠하고

 

알겠습니다

 

저리 가!

 

비켜

 

거긴 가지 마!

 

- 기름요
- 힘드나? 담엔 이걸 써

 

훨씬 덜 힘들 거야

 

심호흡 해

 

심호흡 하라고 했잖아

 

그다음엔 저 통을 들고

 

가져왔던 곳에
다시 갖다 놔

 

등대 전체를 불태우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그런 다음
나머지 할 일을 해

 

벌써 일이 밀렸잖아

 

- 알겠습니다
- 일이 느려, 굼벵인가?

 

아뇨

 

날 우롱하는군

 

공포에 젖은 창백한 죽음이

 

바다의 동굴을 잠자리로 만들면

 

출렁이는 파도 소릴 듣는 신이

 

애원하는 영혼을
구하러 강림하리라

 

맛이 어때?

 

기운 좀 내

 

얘기도 좀 하고

 

즐길 줄 알아야 해

 

2주일이 지나면
무덤처럼 적막해 지니

 

마음 단단히 먹고
대비해야 돼

 

난 말이 별로 없어요

 

이번이 처음이지?

 

아뇨

 

아니라고

 

그렇군

 

치코피
정말 멋진 배였지

 

새로 지은
때깔 나는 배였어

 

1864년에 이보다
좋은 배는 없었어

 

안 좋은 일이 있었지

 

반란이 일어났어...

 

왜 일어났냐고?

 

선원 생활 중에
제일 힘든 게 뭐야?

 

바람과 물만 보이는데
일이 없을 때야

 

우울증이야
우울증

 

정말 골치 아프지

 

권태감이 사람을
나쁜 놈으로 만들어

 

바다는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지

 

유일한 약은 술이야

 

뱃사람을 행복하고
기분 좋게 만들지

 

조용하게 만들고
그리고...

 

멍청하게 만들죠

 

네 맘 속 어딘가에
뱃사람의 정신이 없다면

 

날 욕해도 좋아

 

말해 봐

 

뭣 때문에 마지막
등대원이 떠났죠?

 

내 보조 말이야?

 

 

죽었어

 

미쳐서 죽었어

 

사이렌, 인어, 오멘 같은 것들에
미쳐 날뛰다

 

결국엔

 

완전히 분별력을 잃었어

 

등대가 마법에
걸렸다고 믿었지

 

세인트 엘모가 등대에

 

불을 켠거라고 생각했어

 

구원이라고 그랬지

 

과장된 얘기네요

 

네가 갈매기와
옥신각신하는 걸 봤어

 

건드리지 않는 게 좋아

 

바닷새를 죽이면 불운해져

 

더 과장된 얘기군요

 

바닷새를 죽이면 불운해져!

 

신경 쓰지 마

 

전혀

 

커피나 가져 와

 

긴 밤이 되겠군

 

커피를 마시는 게 좋겠어

 

넌 할 일을
게을리하고 있어

 

부인하지 마!

 

이건 뭐야?

 

- 네?
- 뭐?

 

두 번이나 걸레질하고
쓸었습니다

 

넌 거짓말하는 개야

 

- 쓸었어요
- 이건 때묻고 더러워

 

닦지 않고 씻지 않아
색이 변했어

 

지금 날 괴롭히는 겁니까?

 

뭐야?

 

말했잖아요...

 

어디서 감히 말대꾸야
개자식

 

이봐요

 

난 가정주부나
노예가 되려고

 

이 일자리에
지원한 게 아녜요

 

이러면 안 되죠

 

이 숙소는 지금까지 본

 

어떤 막사보다
훨씬 형편 없어요

 

잉글랜드 여왕의 시종이라도

 

나보다 더 잘할 순 없어요

 

분명히 말하지만

 

난 여길 두 번이나
북북 문질렀다고요

 

넌 아무것도 한 게 없어

 

말하지만
또 닦으려면

 

이번엔 정확하게 하고

 

그후에
10번은 더 문질러

 

내가 이 집의 마룻장과

 

물막이 판자를 뜯어내

 

네 피나는 맨 손가락으로

 

박박 닦으라고 하면
그대로 해!

 

썪은 못 구멍에서

 

못을 모두 뽑아내

 

고래 기름처럼
반짝거릴 때까지

 

모든 녹을
입으로 빨아내고

 

부서진 이 등대 전체를

 

다시 만들라고 하면

 

토달지 말고
그대로 하는 거야

 

신에게 걸고
맹세하지만

 

그걸 좋아하게 될 테니
웃으면서 일해

 

내가 좋아할 거라고 하면
넌 좋아할 거야

 

다시 한 번 말대꾸하면
급여를 안 주겠다

 

알아들었나?

 

알겠습니다

 

문질러, 인마

 

문질러!

 

균형을 잡아

 

알겠습니다

 

페인트칠을 고르게 해

 

밝게! 반짝거려야 해!

 

매음굴의 은 토큰처럼

 

뱃사람들이
잘 볼 수 있게 말이야

 

폭풍우가 칠 때는 못 봐요!

 

열받지 마

 

이 일 잘 하면

 

나한테 점수 따는 거야

 

이건 복음이야!

 

약간 밑으로 내린다

 

천천히요!

 

제대로 된 적이
한 번도 없어

 

천천히!

 

도리깨질 치지 마

 

- 안 했어요!
- 했잖아!

 

- 가만 있어!
- 가만 있잖아요!

 

저리 가, 꺼져!

 

고마워, 인마

 

윈슬로

 

에브라임 윈슬로예요

 

지난 2주 동안...

 

내 이름을
불러줬으면 했어요

 

잘 들어

 

지시하는 거야, 인마

 

- 윈슬로요
- 좋아, 알았어

 

어쨌든 난 상관없어
에브라임 윈슬로

 

그래, 어쩐 일로 너 같은 애가
이 바위섬까지 오게 됐지?

 

내가 어째서요?

 

예쁘장하게 생겼잖아

 

농담이야, 인마
농담...

 

- 윈슬로
- 윈슬로

 

어쩐 일로...

 

이 바위섬에 왔어
에브라임 윈슬로?

 

전에 무슨 일을 했나?

 

- 벌목 일요
- 벌목?

 

큰 나무, 북쪽
캐나다 쪽요

 

- 허드슨 만?
- 같은 곳이에요

 

이 말이 사실인가?

 

'눈 닿는 곳까지
숲이 펼쳐져 있다'

 

예, 전나무, 낙엽송
스트로브 잣나무

 

거기 사람들은
'삼림'이라 부르죠

 

나무가 엄청 많겠지?

 

 

뭐라 할 수도 없군

 

그런 생활에 대한
얘길 들었어

 

힘든 일이지

 

사람 한 명이 말 두 마리보다
더 힘들게 일한다더군

 

이런 빌어먹을

 

날 원하는 건
저 바다뿐이었어

 

그리우세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

 

옛날 일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아

 

그럴만한 가치가 없어

 

이제 난 등대지기야
그게 바로 나지

 

난 여기 이 등대와 결혼했어

 

등대는 어떤 마누라보다 참하고

 

진실하고, 조용한 마누라야

 

결혼한 적 있으세요?

 

바다에서 크리스마스를
열 세번 보냈어

 

집에선 거의 못 보냈지

 

마누란 그걸 용서 못 했어

 

이 생활이 훨씬 좋아

 

이제 웬만큼 친해졌으니,
에브라임 윈슬로

 

말해 봐, 왜 벌목꾼이
등대원이 되려는 건지?

 

북쪽에 있을 때처럼
조용하진 않을 텐데

 

톱밥을 안 먹어도 되니까?

 

네가 도끼를 들기엔
너무 성깔이 고약하다고

 

십장이 생각할까 봐?

 

말했지만 나무에
진절머리가 났어요

 

아버지를 떠난 후

 

안 해 본 일 없이
다 해 봤습니다

 

부끄러운 일도 있었죠

 

- 떠돌이인가?
- 아뇨, 그저...

 

맘에 드는 일을 찾지
못했을 뿐이에요

 

그래서 계속
돌아다니고 있어요

 

전 뒤에 남겨두고 온 건

 

- 돌아보지 않아요
- 도망 중인가?

 

보세요

 

새 출발을 하려는 게
뭐 잘못된 건가요?

 

전 그저 먹고 살려는...

 

그래...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어요

 

조용한 곳에서 정착하고
싶을 뿐입니다

 

어떤 곳에선 630불을

 

벌 수 있다는
기사를 봤어요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등대를 관리하면

 

1년에 천 불 번다는
기사도 있더군요

 

멀리 떨어질 수록
더 많이 벌수 있다고요

 

그걸 읽어보고 생각했죠
그래, 이거야

 

돈을 모을 거예요

 

곧 내 집을 지을 겁니다

 

위쪽 어디엔가요

 

아무도 나한테 '뭣 때문에'
라고 안 물어보는 곳에요

 

그게 다예요

 

늘 듣던 따분한 얘기군

 

물어봤잖아요

 

왜 갈매기를 죽이면
불운하죠?

 

갈매기에겐 조물주를 만난
뱃사람의 영혼이 들어있어

 

기도하나, 윈슬로?

 

자주는 못 합니다

 

하지만 전
하느님을 경외합니다

 

젠장

 

바람이 변했어

 

- 잘 됐군요
- 멍청한 소리 마

 

폭풍 전의 고요야
윈슬로

 

네가 욕하던
잔잔한 서풍이야

 

거칠게 느껴지는 건

 

네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야

 

이 바위섬엔
허드슨 만 숲처럼

 

나무가 많지 않아

 

가브리엘의 뿔처럼

 

동풍은 곧 불지 않아

 

신호실을 판자로
막는 게 좋겠어

 

알겠습니다

 

아침에 조용해 질 때까지

 

신호실을 보호해 줄 거야

 

날씨가 험악해질 거야

 

뭐 맘에 걸리는 게 있나?

 

넌 내일이면
이 바위섬을 떠나, 윈슬로

 

이제 나한테 감정 갖지 마

 

아녜요

 

뭐 비밀 있나?

 

판자 막는 거 도와드리죠

 

당겨, 윈슬로!

 

이걸 봐

 

물고기보다 낫잖아

 

이제 코 골고 자도 돼

 

교대하기 전
마지막 밤이야

 

이걸 눈감아 주지 않을

 

감독관은 절대로 없을 거야

 

싫다는 대답은 사절이야

 

공포에 젖은
창백한 죽음이...

 

젠장!
교대를 위하여!

 

좋아

 

♬ 후라, 우린 집을 향해 간다 ♬

 

♬ 후라, 우린 집을 향해 간다 ♬

 

♬ 베드포드 부두에 도착하면 ♬

 

♬ 여자들이 떼지어 나오겠지 ♬

 

♬ 예쁜 여자들이
이렇게 말할 거야 ♬

 

♬ 잭이 9개월 치 월급을 탔어 ♬

 

♬ 후라, 우린 집을 향해 간다 ♬

 

♬ 후라, 우린 집을 향해 간다 ♬

 

거기 있던 아가씨가

 

모자를 벗었어

 

하지만 난 다리가 부러져

 

몸이 다친 상태였지

 

거긴 수녀 병원이었어

 

모든 수녀가
카톨릭 수녀들이었어

 

하지만 난 그 이후로
그 교회에 가지 않았고

 

그녀를 만나서
같이 자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

 

여자와 같이 잘 때
부끄럽게 느끼나요?

 

그런 건 전혀 없어!

 

글쎄...

 

너 에브라임 윈슬로는
보고 싶을지 모르겠다

 

넌 정말 착실한 등대지기가

 

되고 있는 중이야

 

어느 날 밤
네가 내 머리를

 

빠개버릴 거라 생각했었지

 

하지만 괜찮아

 

넌 전등에서 일 안할 테니

 

왜 못하죠?

 

뭐?

 

전등요

 

이 등대의 등대장은 나야

 

다른 등대에선
네가 전등을 관리할 수 있어

 

지침서에 의하면...

 

이 섬에선 내 기록부가
유일한 책이야

 

전등은 내가 관리해

 

다른 사람은
절대 만질 수 없어

 

전등에 더 이상
참견하지 마, 래드!

 

내 거야!

 

맘대로 해요

 

저기 뭐야...

 

난 당신 이름을 몰라요

 

웨이크

 

이름은요

 

토마스

 

- 토마스요?
- 그래, 토마스 웨이크

 

톰이라고 불러

 

내 친구 톰을 위하여

 

이 망할 바위섬
떠나는 걸 위하여!

 

왜 소릴 꽥꽥 지르는 거야?

 

냄새가 지독하군

 

보급선이 오기 전에
지저분한 거 다 치워

 

시키는 대로 해
숙소가 개판이야

 

예... 알겠습니다

 

교대팀이 못 왔어

 

식량이 물에 다 젖었어

 

뭐요?

 

식량이 물에 다 젖었다고!

 

먹을 게 다 젖었어

 

소금 절인 대구가 상했어

 

- 상해요?
- 빌어먹을

 

부패했어

 

- 기도해야겠군요
- 내 말 들려?

 

- 뭘요?
- 먹을 게 있어야 돼

 

- 먹을 거요?
- 또 반항하는 거야?

 

겨우 하루 지났어요

 

굶어죽어

 

보급선이 왔었는지도
몰라요

 

우리가 못 본 거죠

 

작은 배를 타면 돼요

 

몇 주야, 윈슬로, 몇 주

 

뭐요?

 

'뭐라니' 무슨 뜻이야?

 

- 몇 주요?
- 그래, 몇 주

 

우린 술에 취해 잤잖아요

 

배를 놓친 지
몇 주가 지났어, 윈슬로

 

난 앞으로 먹을 식량
얘기하고 있는데

 

넌 미친 개처럼
나한테 떠들고 있잖아

 

'작은 배를 타면 돼요'

 

- 보세요
- 아니지

 

흥분하지 마

 

- 농담 아녜요
- 물론 아니지

 

난 미친놈하고 여기서

 

발이 묶이고 싶지 않아

 

발이 묶여요?

 

말했잖아

 

교대팀이 온다고
그런 줄 알았어요

 

폭풍이 잘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면

 

보급선이 올 거예요!

 

1875년

 

배가 이 섬에
7개월 간 고립됐었지

 

본토에는 폭풍이 그쳤지만

 

여긴 바다가 너무 거칠어

 

배를 띄우거나
내리지도 못 했어

 

날 겁주려는 거죠

 

널 봐, 왜 딴청이야

 

너 자신을 잘 알잖아

 

파!

 

파라고!

 

파!

 

파!

 

여기 있군

 

식량이에요

 

우린 발바닥을 갉아먹는

 

배의 쥐를 막을 수 없었어

 

선원들의 발은 오그라들어
괴저에 걸렸지

 

수컷 공작 꼬리의 색처럼

 

선원들의 잇몸은
부풀어 오르고

 

뼈는 썩어갔어

 

시커먼 피가 흘러나오고

 

갑판 위에는
빠진 이가 굴러다녔지

 

'와, 육지다!'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 섬엔 풀 뿐이었어

 

그래서 우린 풀을 먹었지

 

그 후에 난 괴혈병 때문에

 

갇힌 채 혼자 남겨졌어

 

다리가 부러졌다고
그랬었잖아요

 

그래?

 

당신 발요

 

카톨릭 수녀 얘기요

 

잘못 알아들었겠지

 

- 난 그 개자식한테 얘기했어요...
- 그래

 

지붕 처마 날아가겠다

 

'갈고리 장대 이리 줘'
난 그자한테 얘기했어요

 

하지만 윈슬로 십장...

 

그 빌어먹을
캐나다 자식은...

 

- 윈슬로?
- 날 항상 개라고 불렀어요

 

더러운 개

 

- 누가 개인지 보여주지
- 윈슬로

 

- 그거...
- 누구 말이야, 윈슬로?

 

처마가 떨어지겠어

 

- 날 항상 꾸짖었어요...
- 꾸짖어?

 

당신처럼

 

당치도 않아요!

 

그게 네 문제야
윈슬로

 

이가 없이 풀을 먹으려면
애먹었겠군요

 

무슨 소리야?

 

당신 동료 선원들의
이가 빠진 거요

 

뭔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이 없이 풀을 먹으려면

 

엄청 힘들었을 거예요

 

왜냐면 염소나 양, 소는

 

전부 이가 있잖아요
안 그래요?

 

이 없이 어떻게
풀을 먹는지 아나?

 

얘기해 봐요

 

물어 뜯어 삼키는 거야

 

물어 뜯어 삼킨다고요

 

- 물어 뜯어...
- 그건 몰랐군요

 

몰랐어?

 

몰랐어요

 

뭘?

 

뭐요?

 

뭘?

 

뭐요?

 

뭘?

 

- 뭐요?
- 뭘?

 

- 뭐요?
- 뭘?

 

- 뭐요?
- 뭘?

 

- 뭐요?
- 뭘?

 

- 뭐요?
- 뭘?

 

- 뭐요?
- 뭘?

 

뭐요?

 

- 내 말이 그말이에요!
- 뭘?

 

- 그게 당신 문제예요
- 그게 네 문제야!

 

- 당신요!
- 너!

 

아녜요!

 

아녜요!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요!

 

빌어먹을 스테이크요!

 

만약 스테이크가 있다면...
야, 정말!

 

살짝 익혀
피가 흐르는 스테이크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면

 

뭐든 할 거예요

 

내가 요리하는 게
싫다는 거야?

 

늙은 할망구처럼
굴지 마요!

 

넌 취했어!

 

무슨 말을 지껄이는지
알기나 해?

 

당신이 저녁 때 만드는

 

그 말똥 같은 걸
어떻게 좋아하겠소?

 

넌 취했어
그런 소릴 지껄이면 안 되지

 

산속 오두막집의 요리사도

 

하루에 세 번 도넛과

 

당신 주먹보다
큰 햄을 줬어요

 

넌 취했어!

 

- 취했다고요?
- 내 말 들었잖아!

 

- 당신은 계속해서...
- 넨장맞을!

 

처음 만날 때부터
취해 있었어

 

너 바닷가재 좋아했잖아
안 그래?

 

당신은 주정뱅이야

 

난 봤어
네가 바닷가재 좋아하는 거

 

말해 봐

 

말해 봐

 

말해 봐!

 

난 할 말 없어요

 

망할 자식!

 

벼락이나 맞아 뒈져 버려
윈슬로!

 

잘 들어라!

 

잘 들어, 트리톤!

 

우리 아버지 바다의 왕을
고함쳐 불러라

 

분노로 가득한 심연과
소금 포말로 가득 찬

 

검은 파도로부터 일어나

 

오수와 소금물에
퍼렇게 부어올라

 

소릴 지를 수 없을 때까지

 

너의 목을 졸라
장기를 충혈시키는

 

젊은이의 입을
독한 점액으로 질식시켜라

 

미끄러운 촉수의 꼬리와
분노한 수염을 가진

 

조개 껍질 왕관을 쓴
바다의 왕이

 

지느러미에 덮힌
팔을 들어 올려

 

산호색 삼지창으로
소릴 지르며

 

폭풍 속의 밴시처럼

 

너의 목을 뚫고
널 거꾸러뜨려

 

파멸시킬 것이다

 

더 이상 불룩한
오줌보가 아니라

 

터진 피투성이의 막일 뿐

 

하피와 죽은
뱃사람들의 영혼이

 

쪼고 할퀴어
먹어버릴 것이다

 

무서운 왕의
무한한 바다가

 

널 들어올려

 

삼켜버릴 것이다

 

모든 사람들과

 

시간이 잊어버린

 

신이나 악마 심지어
바다조차 잊어버린

 

윈슬로의 뭐가 됐든

 

아무리 작은
네 영혼일지라도

 

더 이상 윈슬로가 아니라

 

이제 바다 그 자체이다

 

좋아요
맘대로 해요

 

당신 요리 맘에 들어요

 

젠장

 

이상하게 신발을 신는군

 

깨우기 싫었을 뿐이에요

 

긴 밤이군요

 

그렇네요

 

해가 돛대 꼭대기에 걸렸군

 

해가 지기 전에

 

좀 더 자는 게 좋겠어

 

넌 가서 일이나 해

 

아님 혼쭐을 내놓겠어

 

당신은 더는
인간이 아녜요

 

오랫동안 사람들과
떨어져 지냈어요

 

술마실 때만 괜찮죠

 

일하러 가!

 

일해!

 

♬ 멋진 예쁜 창녀, 후라 ♬

 

♬ 내 여자여, 두들 날 보내줘 ♬

 

♬ 두들 날 보내줘
내 남자여, 두들 날 보내줘 ♬

 

♬ 후라, 황갈색의 내 여자여
두들 날 보내줘! ♬

 

♬ 그녀를 데리고 진을 마신 후
마루에서 함께 춤을 추네! ♬

 

♬ 후라, 황갈색의 내 여자여
두들 날 보내줘! ♬

 

♬ 두들 날 보내줘
내 남자여, 두들 날 보내줘 ♬

 

♬ 후라, 황갈색의 내 여자여
두들 날 보내줘! ♬

 

춤 춰!

 

춤춰, 윈슬로, 춤!

 

♬ 듣고 싶은 사람은 모두 모여 ♬

 

♬ 작년에 어떻게 숲으로 갔는지 ♬

 

♬ 우린 눈썰매를 타고 갔어 ♬

 

♬ 마부가 커다란
가문비나무를 가리켰네 ♬

 

♬ 티미-랜-틴-아
팔라-두-아-다 ♬

 

♬ 소리 지르고 고함치며
가는 도중에 술 취했지! ♬

 

♬ 티미-랜-틴-아
팔라-두-아-다 ♬

 

♬ 만약 새가 술이라면 ♬

 

♬ 해가 다정한 술꾼이라면 ♬

 

♬ 다른 사람에게
내 간이라도 내줄 거야 ♬

 

♬ 월요일 아침 ♬

 

♬ 내 사랑 그녀가 자고 있네 ♬

 

♬ 내 연인은 따스하고 ♬

 

♬ 그녀 가슴은 부드럽지 ♬

 

♬ 온 세상을 다 줄 거야 ♬

 

♬ 그녀와 함께 잘 수 있다면 ♬

 

♬ 월요일 아침... ♬

 

좋아

 

저리 비켜!
비켜!

 

- 토마스
- 그래

 

- 토마스야
- 그래

 

아니, 난 토마스예요

 

토마스는 나야
넌 에브라임이야

 

거짓말을 했어요

 

그럴 수가

 

난 토마스예요, 토미

 

토미?
토미 윈슬로

 

아뇨, 톰 하워드

 

윈슬로는 뭐야?

 

- 아무것도 아녜요
- 아무것도 아냐?

 

당신 믿어도 돼요?

 

네 비밀을
나한테 털어놓지 마

 

난 관심 없어

 

아니, 그런 게 아녜요

 

뭘 하려는 건지 알아요

 

술 전부 가져와요

 

네 죄책감은
다른 것만큼이나

 

따분하고 지루해

 

훨씬 더, 훨씬

 

운반을 했어요

 

통나무 뗏목 운반인데
그자가 날 책망했어요

 

뭘 하려는지 알아요

 

아무것도 안 해

 

이봐요, 톰...

 

내 말을 곡해하지 말아요

 

안 해

 

못하겠어요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난 당신을 믿어요

 

아냐

 

당신을 믿어요, 톰

 

날 믿나?

 

아뇨, 전혀 안 믿어요

 

옆에 있었지만
어쩔수 없었어요

 

혼자였어요

 

하류까진 아직 멀었죠

 

도와주고 싶었어요

 

정말이에요

 

뒷머리가 보이더군요

 

갈고리 장대를 던지면
구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래요

 

그런데...

 

그러질 않았어요

 

그 통나무 운반을 한 날은
정말 긴 하루였어요

 

완전 녹초가 됐죠

 

그자가 자는 걸 봤어요
내가 아니라

 

통나무가 엉켜 부딪쳤어요

 

난 서 있는데
그자가 미끄러졌죠

 

소릴 지르더군요
난 그냥 서 있었어요

 

"톰, 개자식!"

 

그냥 거기 서 있었어요

 

그냥 서서 통나무에
깔리는 걸 보고 있었죠

 

그자가 죽었을 때
생각나는 건

 

'담배 피고 싶다'는 거였죠

 

그게 다예요

 

그리고 그 작자
물건과 장비를

 

내 것처럼 짐을 쌌어요

 

에브라임 윈슬로는
경력이 아주 깨끗했어요

 

토마스 하워드는

 

그렇지 못했죠

 

장래가 없었어요

 

달리 어떻게 좋은 일을
찾을 수 있겠어요?

 

톰!

 

톰!

 

왜 비밀을 털어놨지, 토미?

 

왜 비밀을 얘기했어?

 

왜 털어놨냐고?

 

날 두고 가지 마!

 

미친 개자식!

 

당신이 구명보트를 부쉈어!

 

넌 직무를 유기했어!

 

뭘 하려는 거야?

 

상부에 보내려고?

 

물론이지

 

널 보고할 거야
조사관을 부를 거야

 

당신을 보고하겠어!
당신이 뭘 했는지 알아

 

누가 누굴 보고해?
에브라임 윈슬로

 

아니면 토마스 하워드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당신은 등대원을 죽였어

 

눈이 하나인
등대원 말이야

 

그를 찾았어

 

바닷가재 잡는 통에서

 

그가 미쳤다고 그랬지?

 

당신은 주술로 그를
미치게 만들었어

 

그 조각 장신구

 

내가 부러뜨렸어

 

봐?

 

이제 난 자유야

 

당신 계획으로부터 자유야

 

이제 모두 알아냈어

 

당신이 어떤 나쁜 비밀을
숨기고 있는지

 

저 위에!

 

이런 빌어먹을, 토미

 

어젯밤에 넌 고백했어

 

아무리 참을성 있는 사람도
화나게 할 정도였어

 

난 고백할 거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넌
비밀을 얘기했어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

 

그게 널 미치게 만든 거야!

 

난 네가 미쳤다는 걸 알아

 

방금 구명보트를 부수고

 

도끼를 들고 쫓아와
이 늙은 톰을 죽이려 했잖아

 

날 믿지 않나, 토미?

 

주머니에 넣은 칼
이리 줘

 

그건 안전하지 않아

 

잘했어

 

이건 정부 재산이야

 

네 급여에서 제할 거야

 

떨고 있는 걸 봐

 

넌 미쳤어
위아래를 몰라

 

이 바위섬에 온 지
얼마나 됐지?

 

5주?

 

이틀?

 

우리가 어딨지?

 

기억나게 해 줘
넌 누구지, 토미?

 

난 네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존재일지도 몰라

 

이 바위섬도 네가
만들어낸 허구일 뿐이야

 

넌 동상 걸린 미치광이가
자신에게 말하는 것처럼

 

캐나다 북쪽에서

 

오리나무 숲을
헤메고 있는지도 몰라

 

눈이 무릎까지 찬 곳에서

 

담배 한 대 피워야겠어

 

술 떨어졌어

 

원숭이 빨대!

 

완전 돼지우리야

 

잘 잤나

 

산책하러 갔으면 좋겠어요

 

좋을대로

 

빠져 죽을 거야

 

불구덩이!

 

이 세상에
정의는 없는 건가?

 

고마워

 

손은 왜 그래?

 

다른 손?

 

파상풍 얘기 들어봤나?

 

- 파상풍?
- 예

 

작게 베인 상처에서
시작된 거야

 

그 얘긴 들었어요

 

배가 출발할 때
앞돛대 삼각돛에 베었지

 

- 제발 그만 얘기해요
- 2주일이 지나자

 

- 갑판장이 떨기 시작했어
- 그만해요

 

턱이 닻보다
더 굳게 닫혔지

 

입 다물어요, 빌어먹을!
더 이상 못 듣겠어요

 

무슨 이유로
날 비난하는 거지?

 

넌 이미 나에 대해
알아냈다고 했잖아

 

당신의 그
아합 선장 같은 얘기에

 

이젠 신물이 나요

 

망할 패러디 같은 소리

 

노처녀 여선생처럼
잔소리나 퍼붓고

 

이 등대 전체를 악마의

 

- 싸구려 술집으로 만들었어요
- 멍청한 소리 하지 마

 

전부 허튼소리예요

 

당신 발, 바다 생활

 

전부 다!

 

다시 한번 그 냄새 나는 입

 

추하고 썩은 이빨로
한마디라도

 

- 헛소리를 지껄이면...
- 너...

 

입 닥쳐요, 빌어먹을!

 

내 말 아직 안 끝났어요!

 

당신은
이 망할 등대지기가

 

무슨 높고 대단한
벼슬인 줄 알아요?

 

당신은 배의 선장도 아니고
그런 적도 없었어요!

 

장군도 아니고
경찰도 아녜요

 

대통령도 아니고
내 아버지도 아녜요!

 

당신의 그따위 행동에
이젠 신물이 나요!

 

당신이 웃고, 코 골고

 

방귀 뀌는 것도
넌더리 나요

 

빌어먹을...

 

우라질 방귀 냄새!

 

당신은 오줌 같은

 

정액과, 썩은 음경

 

응혈진 포피 같은
그런 냄새가 나요

 

농장 똥간에서 썩는
양파 같은 냄새

 

당신 냄새에
이제 지쳐 버렸어요!

 

질려버렸다고
망할 술주정뱅이

 

당신은 무능하고
넨장맞을 거짓말쟁이예요!

 

그게 당신이에요!

 

우라질 술고래에
헛소리나 지껄이는

 

작달막한 거짓말쟁이예요

 

거짓말쟁이!

 

입담 한 번 좋군, 토미

 

빌어먹을!

 

근무 그만해도 좋아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요
이 늙은이

 

'보조 등대원, 늦잠 잤음'

 

'수준 이하의 업무'

 

'적대적인 태도'

 

'보조 등대원, 사라짐'

 

'보급 창고에서
습관적인 자위행위'

 

'근무 중 음주!'

 

'폭행!'

 

'절도!'

 

'무보수로 해고를 건의'

 

무보수로 해고를 건의해?

 

날 망치려는 거요?

 

난 열심히 일했어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고

 

- 거짓말이야, 토마스
- 그만 해요!

 

너 자신이 거짓말을 하면서
넌 그걸 못 보고 있어

 

제발...

 

날 빛으로 인도해줘요

 

당신한테 많은 걸 배웠어요

 

다시 한 번 기회를 줘요

 

날 용서하고 잊어 버려요

 

전등을 만질 수 있게
해 주세요

 

날 빌게 만들지...

 

아니, 이렇게 빌게요

 

원한다면
얼마든지 빌게요

 

제발!

 

제발, 부탁이에요!

 

물러가

 

이 이기적인 개새끼!

 

모든 걸
혼자만 독점하려고

 

당신은 늙은 마누라와

 

애들을 버렸어
뭣 때문에?

 

여자처럼 밝은 눈으로
너 자신을 봐

 

이 바위섬에 와
힘든 생활을 하며

 

넌 거짓된 무뚝뚝함으로
날 웃게 만들었어

 

조용하면서 미스터리가
있는 척 했지만

 

미스터리는 없었지

 

넌 비밀이 없어

 

그림 같아

 

무대에서 소리지르는
허식적인 여배우

 

네 것이 되어야 했을

 

은수저를 절규하며

 

태어나기만을
갈망하는 암캐

 

이제 울고 있는 널 봐

 

우! 우!

 

어떻게 할 거야?

 

날 죽일래?

 

죽일 거야?

 

그 갈매기를 죽인 것처럼
날 죽일 거야?

 

- 난 안 했어요...
- 거짓말!

 

넌 살인 개야!

 

우리의 바람을 바꾼 건
바로 너야

 

우릴 엿먹인 건
바로 너야!

 

윈슬로에게 했던 짓을
또 할 거야?

 

나한테 잘해야 해
윈슬로가 옳았으니까!

 

토마스, 넌 개야!

 

더러운 개! 개!

 

날 죽이려는 거야

 

짖어

 

짖어

 

짖어

 

짖어

 

 

전에 바다에
한 번도 안 가봤어?

 

짖어, 짖어!

 

왈! 왈! 왈!

 

짖어!

 

왈! 왈! 왈!

 

- 좋아, 착하지
- 왈!

 

말 잘 듣는군

 

왈! 왈! 왈!

 

왈!

 

이제 굴러

 

어서 가

 

어서

 

얼간이!

 

이쪽으로 와

 

좋아, 잘했어

 

이제 저 안으로 들어가

 

하란대로 해, 개

 

착하군

 

전등에 뭐가 있는지
보고 싶나?

 

지난 보조도 그랬어

 

시끄러, 늙은 개!

 

놋쇠 장식이나 닦아

 

변화무쌍한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일어나

 

뜨거운 프로메테우스의
전리품을 녹인다

 

이글거리는 눈은

 

신성한 수치와
공포에 가득차

 

바다 귀신을 내려다 본다

 

눈이 먼 다른 자들은

 

그 안에서

 

모든 신의 은총을 받아

 

아무도 고통받지 않는

 

선원들의 낙원으로
보내지리라

 

하지만...

 

오래된 건...

 

변덕스럽고 변하지 않는

 

지구 주위를
둘러싸고 있으므로

 

그건 사실이야

 

넌 벌 받을 거야

 

이 등대는 내 거야!

 

공포에 젖은 창백한 죽음이

 

바다의 동굴을 잠자리로 만들면

 

출렁이는 파도 소릴 듣는 신

 

애원하는 영혼을
구하러 강림하리라

 

자 막 번 역 : Sky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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